고향을 그린 작가 '김학곤'

용담댐 수몰지역을 화폭에 담아낸 고향의 화가
흑염소가 거니는 시골의 정감있는 풍경 그려내




오늘, 물안개 피는 용담호에서 옛 추억을 더듬으면서 아릿다운 풍경화 하나를 건진다. 용담댐 건설로 만들어진 인공호에서 마치 용처럼 굽이치는 물줄기들이 빼어난 경관을 펼쳐보이는 이곳의 상큼한 아침.

물에 잠겨 섬이 된 산봉우리들 사이로 깔리는 물안개의 때깔이 참으로 곱다. 용담호를 끼고 지나가는 드라이브 코스는 여행의 보너스요, 이어지는 인삼밭의 정경은 추억으로 다가서기엔 안성맞춤이지만 언덕빼기로 보이는 망향정(望鄕亭)의 숱한 사연은 왜 그렇게도 가슴이 저며오는지.

용담호의 담수가 시작된 후 작은 다리를 건너 강변마을을 오가던 시골버스가 더 이상 오고가지 않지만 한국화가 김학곤화백의 작품엔 용의 형상을 닮은 ‘용담(龍潭)’의 하늘에 여명이 깃들고 호수의 환한 빛깔이 실경(實景)산수화로 남아 여전히 자태를 뽐낸다.

주변에 수초와 갈대가 멋스럽게 자란데다 반도처럼 튀어나온 지형도 있어 풍광이 근사하지만 수몰로 빼앗긴 작가는 애오라지 ‘수구초심(首丘初心)’을 지향한다. 망향의 기억을 간직한 물안개가 안개꽃으로 피어나고 고독의 섬으로 변한 산봉우리는 일년 삼백예순다섯날 그 자리에서 갈색의 추억을 반추케 만들고, 작가는 고향 상전면의 애환을 다시금 그려보나니.



작가의 고향은 그렇게 물속에 아주 깊이 잠겼을지라도, 다시 회환의 화폭으로 환생해 건재하고 있다. 실향의 고통을 부채(負債)처럼 안고 살아가는 작가는 화선지에 오감(五感)을 간질간질하게 만드는 대바람소리며, 토끼떼들이 무리지어 노닐었던 언덕배기며, 그리고 고향사람들의 수런거림 등이 잔뜩 묻어나는 풍경을 응축, 선보이고 있다.

유난히 설경 속 흑염소가 많이 등장하는게 작업 세계의 특징. “군집생활을 하는 흑염소는 가족애를 상징해요. 흑염소가 거니는 시골의 정감있는 풍경과 가족간의 끈끈한 정은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죠”

더욱이 작가의 작품들은 기다림이나 그리움의 색깔은 무채색이나 김화백이 들려주는 색깔은 전혀 어둡지 않고 오히려 눈이 시리도록 선연한데다 가슴 시린 이야기를 담고 있어 관람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용담댐 기록화는 평범한 작품이 아닌, 한 시대의 흐름을 기록한 거대한 역사를 화폭에 담고 있다는데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진안군 관내에 비치해 고향을 찾아가는 실향민과 진안을 기억하는 관광객들에게 수몰지역의 과거 역사를 기억하게 하고 새로운 문화관광 상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망향의 광장’ 전망대 옆 태고정(太古亭)은 고색창연한 옛 모습 그대로 망향가를 부르고 여의곡에서 옮겨온 지석묘는 물속에 가라앉은 그곳이 아득한 옛날부터 사람 살기 좋은 고장이었다는 사실을 웅변하고 있다.



이에질세라, 수초 숲에 몸을 숨긴 물오리떼는 용담댐의 수면을 박차고 청둥오리는 순식간에 수면 아래로 몸을 숨긴다. 검은 염소가 흰 눈밭을 탐색하는 용담 풍경이 작가의 붓 끝에 잡혀 애잔한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김학곤화백의 말

고향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어떤 이는 가슴이 설렌다고 하고, 어떤 이는 그리움과 슬픈 추억이 함께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고향은 어머님 품속과 같아 삶이 지치고 고달플 때면 찾아가 쉬는 안식의 공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렇듯 태를 묻은 고향은 여러 모습으로 다가왔다가 그러다 다시 찾아오는 그립고 그리운 존재다. 형체도 흔적도 없이 모두 사라져버린 고향땅엔 그저 사모하는 돌비석만이 홀연히 망향가를 부르고 있을 뿐이다.

○작가가 걸어온 길

전북 진안군 상전면 출생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한국화과 졸업
단국대학교 대학원 석사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한국미술협회 한국화분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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